죽음 가까이엔..

일상 2006년 04월 17일 01시 44분
 내가 태어났을때 부터 함께 했던 외할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외할머니와 한 집에서 살게 된건 그리 복잡하지 않은 사정, 친할아버지께서도 돌아가시기 전 까지는 한 집에서 지내셨다. 다시 말해, 우리 집에 친가 외가 조부모님들이 모두 계셨다는 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때도 그다지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말씀도 말 하지 못하실 만큼 나이도 많으셨고 (거동도 편치 않으셨지만 동네 산책을 즐겨 하셨다) 마지막엔 치매까지 겪다 세상을 뜨셨다.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던 나, 장례식 후에도 달라진게 없었다. 아버지께서 슬퍼하시는 모습을 본건 그때가 처음이긴 했지만.. 아무튼 사람이 죽었다는게 이 정도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나도 참 웃기는 녀석이다. ...그때 나는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다는게 맞는 말일까.

이번엔 좀 복잡한 기분이다. 우리 어머니 다음으로 날 키우고 보살펴주신 분이며 언제나 힘든 집안일, 나와 동생 걱정으로 가득하신 분이었는데.. 일흔이 넘는 연세에 매일 힘들어하시면서도 복개 수술을 견디고 일어나셨고. 그땐 다신 못 일어나실줄 알았다. (돌아가신다는건 상상도 못 했었다)

이렇게 홀로 쓸쓸하게 돌아가실줄은 몰랐다. 게다가 얼마 전 주신 용돈 3만원은 무슨 생각이셨을까, 나는 오히려 용돈 드려야 할 나이가 되어가는데. 늦게나마 후회하는건 누구나 비슷할런지..

슬프다. 그래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건 어째서인지 이전번과 비슷하다. 이번 일을 계속 생각할수록 무언가 속에서 올라오는 느낌, 지금은 다른 생각을 하며 묻어버리고 있다. 정말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 과제를 바쁘게 하고 있는 나는 어떻게 되어있는 사람인지 웃길 노릇이다. 난 절대 슬프지 않은게 아닌데도.

문득, 어머니와 아버지가 생각났다. 책이나 TV를 통해서는 자주 보는 일이지만, 부모님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긴다면 도대체 어떤 기분일지는 상상도 가지 않는다. 그때 가면 지금하곤 다르게 펑펑 울게 될런지도 모르지. 아니면 지금같은 표정을 하고 있으려나..?

아무튼 지금은 여러 생각 다 접고, 다음날 제출할 과제에 집중해야겠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하기로 한다. 게다가 지쳐있으면 잠들기 쉬울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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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썬컴 2006년 04월 17일 02시 31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힘내세요..

  2. BlogIcon 아퀴 2006년 04월 17일 02시 44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과제를 하고 있다해도 슬퍼하지 않는다고 아무도 생각치 않아.
    너가 비정상인 것도 아니고...
    물론 부모님 돌아가셨을 때와는 비할바 아니겠지만...
    그건 우리 부모님들 보면 알 수 있지.
    나는 외조부님, 외조모님 돌아가셨을 때도 열심히 학교에서 공부했다.
    초등학교 때여서 그랬을 수도 있다만...
    지금 조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그렇게 울고불고 하진 못할 것 같아.
    열심히 살아야지.

  3. BlogIcon memar 2006년 04월 17일 23시 24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죽음과 상실이라는 것은 삶과는 동떨어진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우리곁에 존재해. 쉽게 떨쳐낼수도 없지만, 넋놓고 그것에 순응해 버릴수도 없다는 사실이 힘들고 슬픈 것 아닐까..
    가끔 너희 집에 놀러가서 제대로 인사도 안하고 그랬던게 왠지 부끄러워 진다...
    이제서야 이렇게 반성하는 것도 우습지만...
    어쨌든 치얼 업!

  4. 혈랑 2006년 04월 18일 14시 13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할머니께서 돌아가시다니.

    ...실감이 안난다. 세상에.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5. BlogIcon arin 2006년 04월 29일 01시 20분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웅...

    사랑해 봉봉..ㅠ_ㅠ